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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의 목소리 VOM 2014 6월호 이주민의 목소리 - 크리켓 게임 같이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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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93회 작성일 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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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살라무알라이꿈! 안녕하세요? 매달 원고를 한 개씩 써서 봄(VOM)에 싣기로 했는데 지난달에 글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최근 방글라데시 노동자 세 명이 새로 회사에 합류했습니다. 아직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잘 몰라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덕분에 중간에서 저도 많이 바빠졌습니다.

요즘 운동하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저는 종종 친구들과 함께 크리켓 배트와 공을 하나 들고 공원에서 크리켓을 합니다. 저는 한국사람들과도 크리켓을 하며 놀고 싶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야구와 축구에 열광하지만 크리켓은 잘 모릅니다.

크리켓 관련 단편영화를 만들어 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에 월급을 받아 일단 DSLR카메라를 하나 샀습니다. 영화는 대략 이렇습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크리켓 팀을 만들어서 경기를 합니다. 그리고 한국학교에 가서 크리켓 팀 구성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맙니다. 학생들은 야구에만 관심을 갖고 크리켓에 아무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상심한 방글라데시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공원에 매주 모여 크리켓 경기를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리를 거절한 한국 학생들이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즐겁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크리켓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 다음 외국에서 온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모여서 크리켓을 하는 겁니다. 한국사람과 외국사람들이 크리켓으로 하나가 됩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우도 필요하고 감독도 필요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한국에 와 있는 우리의 일상도 보여주고 방글라데시 문화도 소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공장에서 일만 하다 방글라데시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방글라데시에 돌아가도 우리가 한국에서 무슨 일을 했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즐겁고 의미 있게 보냈는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일이 끝나면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좋은 추억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크리켓을 하면서 방글라데시 문화도 자연스럽게 한국사회에 알려 주고 싶습니다. 물론 요즘 우리가 공원에서 크리켓을 하면 술 취한 한국아저씨들이 시비를 걸기도 하지만 대부분 신기하게 지켜봅니다. 저는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한국사람들이 언젠가 우리와 함께 크리켓을 하고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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